젤라또 아이스크림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은 레몬이지만, 평상시에 레몬을 즐겨먹는 사람은 아니었다. 신맛나는 것들을 잘 먹기는 하지만 굳이 찾아먹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 내가 매일 레몬티나 레몬수로 아침을 시작할만큼 레몬을 좋아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어느 해 건강검진에서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 위염이 발견되었다. 거의 매일 마시는 커피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 개월 동안 커피를 끊어보기도 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간간이 찾아오는 속쓰림과 불편감은 점점 심해졌고,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아침마다 속이 더부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아침마나 복용하던 영양제도 불편해져서 점심 때 먹어야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지인이 나에게 레몬수를 추천해줬다. 엄밀하게 말하면, 레몬 껍질을 끓인 물을 마시는 것이다. 껍질이 즙보다 더 몸에 좋고, 그 오일은 오히려 위를 튼튼하게 보호해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레몬 껍질은 아주 고온으로 끓였을 때 그 효과가 더 크다고 했다. 고온으로 끓이면 Vitamin C는 파괴된다는데, 둘 다 최대한 살리려면 껍질을 고온으로 끓인 다음 식혀서 즙을 섞어야 했다. 건강해지는 건 역시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모든 것을 최대로 살리면 좋겠지만, 꾸준하게 마시기 편한 방법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어서 Vitamin C보다는 껍질을 더 잘 먹는 방법을 선택했다. 마시다보면 점차 좋은 방법이 만들어질테고, 여유가 되는 날에는 조금 더 부지런하게 준비하게 되겠지.
아무튼 그렇게 1년 정도 꾸준하게 레몬 워터를 마시게 되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올 해의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지난 몇 년간 눈에 밟히던 식도염과 만성 위염이 없어졌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이… 그렇다면 레몬은 이제 나의 생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되버리는 거지. 앞으로도 꾸준하게 마셔보자, 레몬워터. 대신 조금 더 수월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도 찾아봐야겠다. 지금 당장은 껍질에 왁스처리가 되어있지 않은 제주산 유기농 레몬을 구매해야겠가는 생각만 드는데, 그 외에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좀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신 것을 좋아하지 않는 가족들에게 권하면 싫어하겠지?
예전에 몸에 좋다고 엄마가 챙겨주는 것들이 귀찮던데, 우리 엄마도 나같은 마음에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챙기셨을테지… 본인이 그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