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ès Carrés

모든 계절의 봄, 그리고 한여름 밤의 꿈

올​ 해 3월의 날씨는 마치 모든 계절이 한 번씩 지나가는 것 같다. 지난 주에만 하더라도 겨울 못지 않은 추운 바람이 불더니, 어제와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반 팔 차림이 어울릴 정도로 더운 날씨가 펼쳐지는 중이니까.​ 그래서인가? 밝은 컬러의 니트에 로장지와 실크 까레를 번갈아 착용하는 여느 3월과 달리 올 해 3월은 블랙 상의에 까레로 포인트만 주는 경우가 많다.

블​랙 상의에 멋지게 어울리는 F/W 까레 중 하나인 <한여름 밤의 꿈 / Acte III, Scene I, La Clairiere>. 그 중에서도 ‘보라 달님’이라 부르는 이 컬러는 봄웜 배색에 연보라와 블랙이 가미된 배색이다. 그래서 봄웜에게도 잘 어울리고, 여름쿨 라이트에게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달님의 표정이 음흉함 아저씨의 얼굴과 닮아서 싫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여름 밤의 꿈>을 읽어봤다면 그런 불만은 “셰익스피어”에게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거다.

개인적으로 까레를 둘렀을 때 ‘눈’이 드러나는 게 아주 어색해서 가급적 달님의 눈이 보이지 않게 두르는 <한여름 밤의 꿈>. 지금은 두 컬러의 <한여름밤의 꿈>을 갖고 있지만, 원래는 네 컬러를 갖고 있었다. 대학 시절, 한 극단의 의상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프로젝트는 이 연극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연극의 재미를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 사연으로 나는 이 까레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무조건 한 장이라도 데려오고 싶었다. 이 컬러가 워낙 인기여서 데려오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 이후로 한여름 밤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터콰이즈 컬러까지 데려왔다. 그리고 실크 캐시미어 숄까지…

이 까레는 패턴을 활용하는 테크닉이 필요해서 활용 난이도가 좀 높다.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두를 때마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Acte III, Scene I, La Clairiere>. 앞서 말했듯 보라 달님은 봄웜과 여름쿨에게 좋은 컬러 배색이다. 최근에 데코파주(Decoupage) 버전의 까레 70으로 리이슈되었는데, 그것보다는 이 오리지널 까레 90이 훨씬 아름답다. 블랙 컬러와 함께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