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FT

작은 불편함이 새로운 길이 될 때

키가 작은 나에게 대부분의 가방 끈은 언제나 나에게 조금씩 길었다.
덕분에 고작 숄더 스트랩 몇 센티 줄이려고 수 주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특히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선비가 불필요하게 높아지는 상황은 늘 못마땅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차라리 내가 직접하면 어떨까?”
그렇게 시작한 가죽공예는 어느새 내 긴 취미가 되었다.


단순한 필요에서 출발했지만, 손끝이 조금씩 익어가는 동안
기술은 자연스레 쌓이고, 애정어린 마음은 더 깊어졌다.
그 마음과 시간 덕분에 나의 손재주는
어느새 준전문가에 가까운 실력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돈 주고 산 가방이 내가 만든 가품으로 취급받기에 이르렀다.
그때 나는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내가 산 가방이 결국 내가 만든 가방이 되어버렸네.”
그 해프닝은 내 취미생활에서 우스우면서도 중요한 계기로 남았다.

​작년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쓰면 좋겠다 싶어
‘스카프 자석’을 만들었다.
무료나눔이 아니었기에 생긴 예상 밖의 일들,
그 일들로 인해 조금은 무거워진 마음,
그리고 잠시 멈춰 섰던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계속해서
가죽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손봐달라고 요청해왔다.
그런 부탁들은 내 마음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
‘그렇다면, 더 정당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건네줄 방법은 없을까?’
결국 사업자등록까지 고민하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람들이 신용카드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싶었고,
무엇보다 해외의 까레(Carré) 애용자들이
수년째 꾸준히 질문을 보내오는 게
이 취미의 경계를 조금씩 넓혀주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조용한 취미가
남은 인생에서 나의 또 다른 직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아직은 확신하지 못하지만,
천천히 확장되는 가능성 앞에서
나는 조금 설레고, 조금 두렵고,
그러면서도 묘하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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