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에서 맛있는 샌드위치와 멋진 커피를 만나고 싶다면, Pres de Moi와 Standard System이면 더할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프레드므와(Pres de Moi)
프렌치 파인 다이닝 셰프 윤화영이 운영하는 작은 빵집이다. 단순히 빵을 판매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파리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이 기억하는 그 도시의 감각을 옮겨온 장소에 가깝다.
프랑스 파리에서의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빵집의 분위기, 그리고 파리지앵들이 일상처럼 즐기는 빵과 샌드위치의 결이 이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에 가깝고, 과한 장식보다는 재료의 균형과 완성도에 집중한 빵들이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직접 구워내는 빵이다. 남프랑스, 특히 지중해 연안 지역의 식문화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반죽부터 굽는 과정까지 모두 직접 이어간다. 그래서인지 빵 하나하나에 불필요한 과장이 없고, 대신 묵직한 완성도가 느껴진다. 그래서, 샌드위치 역시 인상적이다. 하이 퀄리티의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과하게 꾸미지 않고, 빵과 속재료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지만, 동시에 파리의 어느 골목에서 잠시 앉아 먹는 간단한 점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곳은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 아니라, 한 번 가보면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스탠다드 시스템(Standard System)
프레드므아에서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었다면, 이제는 스탠다드 시스템(Standard System)에서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를 마셔볼 차례이다. 갓 구운 빵과 잘 짜여진 샌드위치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를 마친 뒤에는, 그 여운을 정리해 줄 또 다른 감각이 필요해진다. 입 안에 남아 있는 고소함과 담백함을 부드럽게 이어가면서도, 한 번쯤은 다른 방향으로 감각을 열어주는 무언가. 스탠다드 시스템은 바로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라기보다는, 미각의 균형과 변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 바에 가깝다. 25년간 원두만 연구한 한국의 로스터리의 장인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로 불리는 스탠다드 시스템. 국내외 로스팅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이 말해주듯, 커피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한 잔의 구성 자체에 대한 고민이 깊이 느껴진다. 시즌마다 새롭게 소개되는 스페셜티 커피는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 새로운 영감과 미각적 경험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스탠다드 시스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대표 메뉴는 허니비 화이트(Honeybee White)다. 토종 벌집꿀이 듬뿍 올라간 이 메뉴는 단순히 달콤한 라떼가 아니다.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먼저 벌집꿀을 한입 베어 물어 입 안에 머금은 뒤, 스탠다드 다크 원두로 내린 라떼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러면 꿀의 농도 있는 단맛과 커피의 깊은 풍미가 입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이며 전혀 다른 결의 맛을 만들어낸다. 익숙한 라떼가 아니라, 순서와 방식에 따라 완성되는 한 잔의 경험이랄까?
커피를 고르는 과정도 인상적이다. 섬세하고 엄격하게 선별된 원두가 10종 이상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같은 라떼라도 어떤 원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메뉴를 고르는 일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된다. 게다가, 청담의 파티세리 라 티지(La Tige)의 프리미엄 디저트를 함께 만날 수 있는데, 커피와의 조합을 고려해 선택된 메뉴들이라 전체적인 경험의 밀도를 더욱 높여준다.
프레드므아가 재료의 균형으로 완성된 공간이라면, 스탠다드 시스템은 그 다음 단계에서 감각을 조금 더 확장시켜 주는 곳이다. 그래서 나에게 이 두 곳은 따로 존재하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더 또렷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