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Losange, Two Expressions
여성용 캐시미어 로장지(Losange)가 단종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가능하다면 한 장으로 두 가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패턴을 찾고 싶었다.
에르메스에는 예전부터 흔히 ‘반반 까레’라고 불리던 실크 스카프가 있다. 한 장의 스카프에 서로 다른 두 가지 디자인을 반씩 프린트한 까레다. 접는 방식이나 매듭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스카프처럼 보이기 때문에 스카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꽤 재미있는 형식으로 기억되는 디자인이다. 결국 나는 로장지에서도 비슷한 구성을 찾고 있었고,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온 것이 바로 H473450S 06, <Fouets et Badines en Patch> 로장지였다.


까레와 달리 이 로장지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패턴을 반으로 나눈 것이 아니다. 대신 하나의 디자인을 두 가지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 한쪽에는 원래의 패턴을 그대로 살린 버전
- 다른 한쪽에는 같은 패턴을 실루엣 형태로 단순화한 버전

이 두 가지를 하나의 로장지 안에 나란히 배치했다.


덕분에 로장지를 중앙에서 접어 적당한 지점에 매듭을 만들면, 마치 전혀 다른 디자인의 로장지를 두른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만약 두 반쪽이 완전히 다른 패턴이거나, 혹은 색상이 극적으로 대비되었다면 그 효과는 훨씬 더 드라마틱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로장지는 전체적으로 유사한 컬러 팔레트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착용이 훨씬 쉽다. 즉, 스카프 스타일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두를 수 있고, 어떤 옷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장점이 있다. 결국 이 로장지는 두 패턴의 극적인 대비 대신 섬세한 차이에서 오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장이지만 두 가지 표정을 가진 스카프.
그래서 나는 이 로장지를 두를 때마다 항상 어떤 면을 보여줄지 작은 선택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