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전 오늘, 이 땅에서는 한국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 시작했다.
현재 진행 중인 《Endoskopeia》 전시의 지하 2층에는 한국전쟁을 출발점으로 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오늘 도슨트 투어에 함께한 관람객들에게도 이 작품은 하나의 의미있는 기억이자 경험으로 남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도슨트이기 전에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 외국인 관람객에게 이 작품을 설명하는 순간에는 늘 조금 다른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전쟁은 교과서 속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멈춘 현실이었고, 그 기억은 여전히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 속에 남아 있다. 세계 곳곳에서는 지금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인류는 전쟁의 비극을 후회하면서도, 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예술은 단지 과거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만큼은 작품을 보는 시간을 넘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시간을 함께 떠올리며 전시장을 마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