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ENTS

다이어트를 결심 후, 십 개월의 변화

오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이어트를 한 번도 안 해봤다고 말한다면, 아마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몸이 망가지겠다’는 위기감 속에서 체중 감량을 결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혼과 출산 이후 조금씩 늘어난 체중은 코로나 팬데믹 무렵, 갱년기 증상과 함께 정상 범주를 완전히 벗어났다. 처음에는 외부 활동이 줄어든 탓이라 생각했다. 언젠가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 근거 없는 믿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해결해주지 않았다. 체중도, 체지방도 돌아올 기미가 없었고 몸은 분명히 예전과 달라지고 있었다. 가장 먼저 느껴진 변화는 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이었다. 혈당 스파이크 때문이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결국 체지방률은 40%를 넘겼다. 원래도 30% 초반의 ‘통통한 몸’이었지만, 40%를 넘는 순간부터는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분명한 공포가 되었다.

운동을 시작했고 꽤 오랜 기간 꾸준히 병행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체중은 단 1kg도 줄지 않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만 계속 쌓였다. 수면 시간을 늘리고 무리하지 않았음에도 매일같이 지친 상태로 잠들었다.몇 달쯤 지나자, 이번에는 주변에 이야기를 꺼내보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은 예상 밖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이미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고 있었다는 것.

‘그렇다면 나도 한 번쯤은…’

그렇게 가볍게 시작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전혀 맞지 않았다. 약은 단 한 번의 복용만으로도 각성 효과로 이틀을 꼬박 잠들지 못하게 만들었고, 약효가 떨어지자 하루 종일 기절하듯 잠만 잤다. 주사는 단 한 번으로 극심한 두통과 식사 불능 상태를 만들었다. 불과 일주일 만에 골격근만 빠져나가고, 체지방률은 오히려 43%까지 치솟았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의학적 도움을 받는 방식은 포기하기로 했다.

남은 선택지는 하나였다. 정면 승부.

식사는 ‘아주 조금씩’ 먹되, 한 끼 분량을 2~3번으로 나누어 섭취했다. 단백질과 섬유질은 최대한 챙기고, 탄수화물과 지방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골격근량을 유지한 채 체지방률을 낮추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무엇보다 함께 식사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원래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었기에 식사량을 줄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장보는 습관을 바꾸지 못해 버리게 된 식재료도 적지 않았다. 고기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 단백질 섭취는 늘 어려운 과제였다. 일상 식단으로는 필요한 단백질의 절반도 채우기 힘들었고, 결국 프로틴 음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사와 여러 가지 일정이 겹치면서, 더 배고픈 상태로 하루를 보내는 날들도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골격근을 최대한 유지하며 체지방을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네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째, 먹는 양은 줄이되 필요한 단백질은 꾸준히 채운 것. 둘째, 운동을 멈추지 않고 활동량을 유지한 것. 셋째, 기초 체온을 높일 정도의 목욕으로 신진대사를 강제로라도 끌어올린 것. 넷째, 운전·컴퓨터·휴대폰 앞에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 것이다.

6개월 남짓한 시간이 지나, 체지방률은 이제 겨우 ‘과체중과 정상의 경계’에 들어섰다. 건강한 범위에 완전히 들어서려면 골격근을 더 늘리면서 체지방을 계속 줄여야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몸과 일상에 생긴 변화를 돌아보면, 이 선택은 분명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식사 후 졸음이 사라졌고, 만성적인 피로도 크게 줄었다. 잠을 깊이 자게 되었고, 골격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통증도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

가을이 오기 전, 건강한 범위 안에 들어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건 분명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어려움을 감수할 이유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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