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Notes

온라인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

누가 읽을지도 모르는 글을, 우리는 왜 온라인에 남기는 걸까요.

얼마 전, 오래전에 썼던 글들을 다시 읽었습니다.
지금이라면 고르지 않았을 단어들,
까맣게 잊고 있던 생각들,
조금 어설프고 지나치게 진지한 문장들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까지 온라인에 무언가를 열심히 남기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무엇을 남기는 일이 다소 부질없게 느껴졌습니다. 세상에는 이미 글을 잘 쓰는 사람도 많고, 멋진 사진을 찍는 사람도 넘쳐나니까요.

내가 마신 커피 한 잔이나 나만의 세로운 레시피, 그리고 오래된 스카프 한 장에 대한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보잘 것 없고 소소했던 글과 이야기를 좋아해주셨던 분들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그 시절의 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요즘 저는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고, 전시장에 나가고, 여전히 좋아하는 까레를 꺼내 묶습니다. 어떤 날은 제법 부지런하지만, 어떤 날은 계획한 일의 절반도 해내지 못합니다. 다음 날엔 쌓인 일로 괜히 스스로를 꾸짖기도 하죠.

지나간 글을 읽고 있는데, 딸이 노트북 너머를 지나갑니다.

언젠가 딸이 이 글과 사진들을 다시 본다면 어떨까요. 엄마가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쉰 살이 넘어서도 무언가를 새로 배우려고 애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요.

그 많은 시간 속에서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새삼스레 느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씩 적어두려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물건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든,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인생의 질문이든. 지금의 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그런 평범한 기록들일 테니까요.

언젠가 누군가 이 글들을 읽으며 생각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제 딸이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네 생각을 남기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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