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Notes

따뜻한 물 한 잔, 그리고 첫 번째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을 한 잔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250~300mL 정도의 물에 히말라야 핑크 솔트 열 알쯤을 넣었습니다. 굵은 소금 결정이라 물속에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또렷합니다. 숟가락으로 천천히 저어봅니다. 분홍빛 소금 알갱이들은 하나둘 모습을 감추지만, 끝내 녹지 않는 작은 입자들이 남곤 합니다. 아무리 따뜻한 물에 녹여도 말이지요.

이 작은 잔여물 때문에 히말라야 핑크 솔트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 역시 마지막 한 모금까지 마시지는 않습니다. 컵 바닥에 남은 입자들과 물은 그냥 버립니다. 그런데도 저는 꽤 오랫동안 이 소금을 고집해왔습니다. 바닷물을 말려 만든 소금과 땅속에서 캐낸 암염은 무언가 다를 것 같았거든요. 바다에서 얻은 소금과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던 소금. 그 둘에는 분명 어떤 차이가 있을 테고, 암염에는 우리가 평소 섭취할 기회가 많지 않은 미네랄도 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밤사이 우리 몸에서는 여러 대사 활동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노폐물도 만들어질텐데, 아침 공복에 마시는 소금물이 그것들을 조금은 깨끗하게 정리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소금이 음식을 보존하고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몸속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지요.

물론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간헐적 단식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습관들을 하나씩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조금 뜻밖의 사실을 알았습니다. 히말라야 핑크 솔트 역시 아주 오래전 바다나 염수가 증발하면서 만들어진 소금이라는 것. 다만 현재의 바닷물에서 얻는 천일염과 달리, 오래된 지층에 묻혀 있던 암염을 채굴한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 핑크 솔트에 철, 칼슘, 마그네슘, 칼륨 같은 여러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미네랄이 들어 있다는 것과, 그것을 우리 몸에 의미 있는 양만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소금에 포함된 미네랄은 대체로 적은 양이고, 그것을 충분히 섭취하려고 소금을 많이 먹는다면 오히려 나트륨 섭취가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에 녹지 않고 남는 작은 입자들도 무조건 몸에 좋은 미네랄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습니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성분을 분석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니까요.

무엇보다 소금물을 마신다고 몸속이 소독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금이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이용되는 것은 주로 높은 염도에서의 이야기이고, 제가 마시는 묽은 소금물에 그런 효과를 기대할 근거는 없었습니다. 우리 몸은 이미 간과 신장, 위장과 면역 체계가 저마다의 역할을 하며 스스로를 지키고 있으니까요. 알고 나니 조금 싱거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건강에 좋으리라 믿으며 해왔던 일이 사실은 특별한 효능이 확인된 습관은 아니었다니. 그렇다고 그동안의 선택이 모두 쓸모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천천히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은 제게 남아 있으니까요. 다만 앞으로도 굳이 소금을 넣어야 할 이유가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일입니다. 따뜻한 물 한 잔이면 충분할 수도 있겠지요.

생각해보면 건강한 습관이라는 것도 참 묘합니다.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왜 그렇게 하는지조차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저 오래 해왔으니까. 익숙하니까. 좋은 것이라고 믿으니까. 그런데 익숙한 것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겠지요. 이번에는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면서도, 그 생활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첫 번째 월요일입니다.

원래 저는 정오쯤 첫 식사를 하고, 저녁 일곱 시 무렵이면 하루의 식사를 마치는 생활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면서 시작된 야식 습관이 그 리듬을 조금씩 무너뜨렸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가려고 합니다.

평소에는 예전처럼 식사 시간을 지키고, 월요일에는 조금 더 긴 공복을 경험해볼까 생각했습니다. 일요일 저녁 일곱 시에 마지막 식사를 했다면 월요일 저녁 일곱 시까지가 24시간입니다. 그렇게 하루의 공복을 보낼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화요일 정오까지 이어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무려 41시간입니다. 오래 굶는다고 반드시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닐 텐데, 숫자를 늘리는 일에 괜한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간헐적 단식 방법은 아래의 홉킨슨메디슨의 게시글을 참고합니다.

https://www.hopkinsmedicine.org/health/wellness-and-prevention/intermittent-fasting-what-is-it-and-how-does-it-work: 따뜻한 물 한 잔, 그리고 첫 번째 월요일

그래서 오늘은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무조건 버티기보다, 몸의 상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허기가 찾아오는 시간, 집중력의 변화,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 만약에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해둔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대신 저녁에 식사를 재개한다면 두유나 따뜻한 닭곰탕이 어떨까 싶습니다. 오랜 공복 뒤인 만큼 천천히 먹되, 일부러 지나치게 적게 먹지는 않으려고요…

이번에 되찾고 싶은 것은 오래 굶는 능력이 아닙니다. 밤이 되면 무언가를 먹어야 할 것 같은 마음에서 벗어나고, 식사를 마친 뒤의 시간을 다시 편안하게 보내는 생활입니다.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만들거나,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리다가 잠자리에 드는 그런 평범한 저녁 말이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예전과 조금 달라진 마음도 있습니다. 젊었을 때는 몸에 대해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늦게 자도, 며칠 무리해도, 때로는 식사를 불규칙하게 해도 몸은 알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는 회복이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서, 따로 마음을 써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릅니다.

잠을 조금 설친 다음 날에는 피로가 오래 남기도 하고, 평소와 다른 생활을 며칠 이어가면 다시 제 리듬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나이 드는 것을 아쉬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제 몸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싶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몸이 알아서 해주리라 믿었던 일들을, 이제는 제가 조금 더 도와주고 싶은 거랄까요?

충분히 자고, 필요한 만큼 먹고, 몸을 움직이고,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것.

어쩌면 건강을 돌보는 일은 특별한 무언가를 더하는 것보다, 몸이 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생활을 조금씩 정돈해주는 일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 똑같이 회복이 더뎌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저는 예전보다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이번 간헐적 단식 복귀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젊었을 때의 몸으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몸이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니 오래 굶는 일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건강을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몸을 힘들게 한다면, 그것은 제가 바라던 방향이 아닐 테니까요.

오늘 아침의 히말라야 핑크 솔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을 것이라 믿었던 습관을 다시 들여다보니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지도요.

생각해보면, 젊었을 때는 몸이 저를 위해 참 많은 일을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저도 몸을 위해 조금 더 많은 일을 해주고 싶습니다. 조금 더 잘 먹이고, 조금 더 잘 쉬게 하고, 조금 더 자주 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지금의 제가 저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물 한 잔으로 시작한 첫 번째 월요일.

오늘은 얼마나 오래 굶었는가보다, 제 몸과 얼마나 잘 지냈는가를 기억하고 싶습니다. 아직 저녁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오늘의 공복이 언제 끝날지, 저녁 식사가 얼마나 반가울지, 그 후에는 어떤 기분이 들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멈춥니다. 하루를 다 보내고 나면 오늘 아침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하나쯤 더 생겨 있겠지요.

그렇게 하루 씩, 다시 나의 리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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